x선 회절 및 분광학 연구실
X-ray Scattering & Spectroscopy Lab

2020-12-04 537

눈금의 길이가 1cm인 자로 벼룩의 길이를 잴 수 없듯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분자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려면 특별한 도구가 있어야 한다. 화학과 김경환 교수가 이끄는 ‘x선 회절 및 분광학 연구실’은 ‘꿈의 빛’이라고 불리는 4세대 가속기를 이용해 분자의 구조와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을 ‘제대로’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.

 

4세대 가속기는 x선보다 10억 배 밝은 빛을 만드는 첨단 장비다. 이 빛을 이용하면 펨토초(1000조분의 1초) 동안 미시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포착할 수 있어 아주 짧은 시간만 존재할 수 있는 물질을 살펴보거나 화합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빠짐없이 관찰할 수 있다.

 

x선 회절 및 분광학 연구실에서는 4세대 가속기를 이용해 무기 촉매, 생체 작용 단백질을 포함한 다양한 분자를 관찰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성질을 규명한다. 일반적인 액체와 성질이 다른 물 분자를 분석해 ‘액체-액체 임계점(LLCP)’의 존재를 밝힌 연구가 대표적이다. 오래전부터 학자들은 액체 상태의 물이 온도와 압력에 따라 무거운 물 또는 가벼운 물로 존재한다는 가설을 증명하려고 애썼다. LLCP는 이 가설에서 두 상태가 공존하기 시작하는 지점으로, 가설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물은 LLCP를 지난 상태여서 한 가지 상태로 존재한다.

 

최근 x선 회절 및 분광학 연구실에서 LLCP에 관한 중요한 성과가 나왔다. 물을 영하의 온도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도록 만든 ‘과냉각수’ 분자를 관찰해 물이 저온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상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. 과냉각수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데, 4세대 가속기로 이 순간을 포착해 분석할 수 있었다.

 

4세대 가속기는 전 세계 학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연구 그룹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고, 해외 경험도 많이 할 수 있다. x선 회절 및 분광학 연구실은 단기적으로 LLCP의 정확한 위치를 찾는 연구를 할 예정이고, 장기적으로는 여러 물질의 화학 반응 과정을 밝혀 사람들이 유용한 물질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다. 활기 넘치는 연구실에는 오늘도 물질의 근본적인 원리를 찾는 탐험이 이어지고 있다.